제목 : 잠행무사
작가 : 김문형
출간일 : 2008년
전 5권 완
저는 장르소설의 팬입니다. 그 중에서도 무협과 환타지, 그 중에서도 한국 작가가 쓴 한국형 장르소설을 더 좋아하지요. 다만 너무 조야한 필력의 작품을 보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라, 보통은 제가 이미 이름과 문체를 익히 알고 있는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보곤 합니다. (두번, 세번 다시 보곤 합니다 ^^.) 그래도 가끔은 새로운 작가, 새로운 시도를 구경하고픈 갈증이 일어나 웹에서 서평을 한참 찾아볼 때가 있죠.
몇년 전이었던 것 같군요, 잠행무사에 대한 서평을 읽었던 것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네요, 무협을 가장한 좀비물이다, 참신한 시도이지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겠다. 그래서 호기심을 죽이고 다른 서평을 찾는 와중에 잠행무사에 대한 기억은 잊혀져 갔습니다만... 바로 얼마 전, 카카오 페이지에서 실명무사라는 작품이 연재되기 시작한걸 보고, 그리고 그 작품이 잠행무사의 2부 격이 되는 작품이라는 걸 알고 다시금 호기심이 생겼더랍니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제공되는 무료 분량을 읽어봤는데... 오.... 이게 웬일! 무협이라는 틀로 좀비물이라는 소재를 그려낸다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텐데 작가님은 그 작업을 멋지게 해내셨습니다. 책 한권을 앉은 자리에서 읽은 것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필력이 유치하지 않다는 점도 정말 반가웠습니다. 흑흑.
이 글을 읽으면서 저는 몇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긴장이 해소될 것 같은 장면마다 새로운 사건이 터지는 것은 (개연성은 차치하더라도) 공포 영화의 연출을 보는 듯 하군요. 특히 더 씽이나 이벤트 호라이즌 같은 이제는 고전에 속하게 된 영화들이 연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독자들에게는 좀 답답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는 일이겠습니다. 흑랑성의 거대한 실험이 실패하여 시설 내에 좀비가 창궐하게 되는 상황은 마치 바이오하자드의 설정을 보는 것 같고요.
거기에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이 겹치지 않아서 (전형적이고 평면적이긴 해요) 어떤 분들은 버디 무비를 보는 느낌으로 책을 읽으셨다고 하더군요.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1,2권은 정말 훌륭했고, 그 후 진행이 약간 루즈해지고 짜임새도 좀 엉성해지는 면이 있긴 합니다. 풀리지 않은 떡밥과 2% 부족한 마무리는 애초에 2부 구성을 염두에 두셨던 것 같기도 하군요.
저처럼 원래 알던 작가분들의 무협만 돌려 읽는 분에게 한번쯤 추천해 드리고픈 작품입니다 ^^; 별점은 3.5/5 정도 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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