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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음향 리시버와 코덱에 대한 짧은 생각 (AAC or Apt-X)

애플이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를 제거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현재까지 유선 음향 리시버의 시험적인 대안으로만 사용되오던 무선 음향 리시버가 유선 음향 리시버를 대체하게 된 것이죠. 강제로요.

저는 비교적 최근, 정확히는 작년까지만 해도 무선 음향 리시버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였습니다. 초창기 제품들을 사용하며 겪었던 유쾌하지 않은 기억들 (높은 가격, 조악한 음질, 높은 레이턴시로 인한 지연현상)이 뇌리에 깊게 박혀있던 탓이겠지요.

다만 아이폰7의 이어폰잭 제거로 대표되는 최근의 추세가 저에 대해 블루투스 리시버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최근 여러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도 해보며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블루투스 음향 제품이 현재 유선 음향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와 있는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거의 다 와 있는것 같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음질 면에서는 아직 유선 제품에 대해 상당한 열세에 있습니다. 가성비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고요. 원인으로는 1. 무선 송출 방식으로 인해 감소하는 음 정보량 2. 저전력 설계로 인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출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헤드폰처럼 유닛이 크고 큰 용량의 배터리를 내장할 수 있는 제품은 출력 문제에서는 좀 자유로운 편인것 같습니다. 고급 제품의 경우에는 유선 제품과 구분하기 힘든 훌륭한 음질을 보여주고요.. 문제가 두드러지는건 블루투스 이어폰 타입의 제품입니다. 음질이 유선 제품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 B&O의 H5가 배 타고 오고 있는데 이 제품은 조금이라도 다르기를 바랍니다.. 에어팟도 좋은 리뷰가 많아 어느 정도 기대하는 마음이 있고요..

레이턴시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발전이 있었습니다. 아직 유선 제품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출력기기와 리시버의 궁합(코덱 궁합입니다)이 잘 맞는다면 영상을 봐도 싱크가 크게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정도입니다.

이쯤에서 블루투스 코덱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요. 블루투스 기기 사이에서 데이터를 압축하고 전송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음 정보량, 레이턴시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팩터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재 기준 유선 리시버와 가장 흡사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AAC 혹은 Apt-X 코덱을 지원하는 재생 기기와 리시버를 이용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음질 면에서는 SBC 코덱도 블루투스 4.0 이후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AAC와 Apt-X 두 코덱의 경우 다른 어떤 코덱보다 낮은 레이턴시를 통해 자연스러운 음향 감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 코덱이 이런 낮은 레이턴시를 보여주는 매커니즘은 서로 다른데, AAC는 인코딩-디코딩을 거치지 않는 바이패스를 통해 (AAC 방식으로 압축된 음원을 실행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보다 정확히 얘기하면 인코딩-전송-디코딩 과정이 전송-디코딩으로 줄어드는 것이고요), Apt-X는 인코딩-디코딩에 필요한 패킷 단위를 줄이면서 실시간 & 계속적 인코딩을 통해 가능하게 합니다.

AAC와 Apt-X 두 코덱 사이에 기술적 측면, 혹은 사용경험 측면에서 우열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은 여러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란의 소재가 되어왔습니다. 특히 애플 팬덤과 안드로이드 팬덤 사이에서 더더욱 그런 경향이 있었는데 이유는 애플 제품은 SBC에 더해 AAC 코덱만을 지원하는데 비해 많은 안드로이드 제품들은 SBC, AAC에 더해 Apt-X 코덱까지도 지원을 했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더해 보통 한 진영의 제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의 사용경험만을 얘기하다보니... 애플 유저는 Apt-X에 대한 사용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AAC의 바이패스 방식의 우수성만을 이야기하고 안드로이드 유저는 소리가 지연없이 잘 들리기는 하는데 이게 AAC 바이패스 방식이 적용되어서 그런건지 Apt-X 방식이 적용되어서 그런건지 어리둥절하는 와중에도 AAC 바이패스 방식의 전제 맞추는 까다로움을 공격하고... 뭐 그런 식이었죠.

저 개인적으로 평소부터 두 방식의 사용 경험에 대한 비교를 하고 싶었는데 오늘 간단히 실험을 해본 결과 두 방식 모두 Optimal한 Setting이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리시버 : 소니 MDR 1000X, 기기 : 아이패드 미니 4, LG V20, 음원 : FLAC, AAC, MP3)

 물론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MP3나 FLAC 방식의 파일을 재생하면 음질 저하와 지연시간의 증가가 확연히 느껴지기는 하더군요... 그래서 보다 마음이 편하고 범용성이 높은 방식은 Apt-X 방식이 되겠지만 애플 생태계에서 많은 것들을 해결하시는 분들은 (아이튠즈, 애플뮤직) AAC로도 문제없는 미디어 감상을 하실 수 있을거 같습니다.

핸드폰 바꿀 때 아이폰7의 경우 Apt-X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허들로 작용을 했었는데... 애플이 의도하는대로 애플 앱만 사용하면서 살 자신이 있다면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V20 산거에 후회는 없습니다. 무선이 문제가 아니고 유선으로 너무 멋진 소리를 들려주는 녀석이라 ^^;

오랜만의 포스팅이 너무 중구난방이네요.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생각과 구성을 좀 더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